피부과 진료실에 붉은 얼굴로 들어와서 “술도 안 먹었는데 항상 얼굴이 벌게서 다른 사람들 보기가 창피하다.”고 하시는 아주머니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병명이 ‘주사’라고 하면 깜짝 놀라면서 정말로 술은 안 마신다며 진단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한다.
주사란 안면 중앙부를 중심으로 얼굴이 붉은색을 띄는 홍반이 지속되고 작은 발진들이 생기며 심하면 염증을 일으켜 곪기도 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얼굴이 약간 붉은색을 띄는 홍조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증상만을 반복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홍조가 심해져서 항상 얼굴이 붉은색을 띄게 되는데, 아마도 이러한 모습이 술에 취한 사람의 얼굴과 비슷하여 사람들이 술 때문에 주사가 생긴다고 여기는 것 같다. 술은 주사의 악화요인이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다.
주사의 원인으로는 여러가지가 거론되지만 아직까지도 확실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이 태양에 의한 피부 손상이 있는 경우 발생하기 때문에 술보다 과도한 일광 노출 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주사는 주로 30~50대 여성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지만 심한 증상은 대부분 남자에게 생긴다. 초기에 뺨과 코를 중심으로 간헐적으로 나타나던 홍조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심해지며 모세혈관 확장도 동반되어 붉은 혈관들이 거미줄처럼 늘어나 자리 잡게 된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피부가 예민해진 것 같다고 호소하며 화장품을 바를 때 따갑고 화끈거린다고도 한다. 좀더 심해지면 작은 염증들이 발생하기 시작하는데 털구멍을 중심으로 생기기 때문에 여드름과 혼돈하기도 한다.
주사의 초기에 단순한 습진으로 생각하여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초기에는 잘 낫는 것처럼 보이지만 곧 더 증상이 악화된다. 이런 환자들 중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다 끊으면 끊은 직후에는 더 가려워지기 때문에 연고를 끊지 못하고 더 강한 연고를 발라 점점 더 질환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약을 바르는 것이 중요하며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빠지더라도 이 시기를 잘 넘겨야 한다.
딸기코라고 부르는 ‘비류’도 주사의 한 형태로, 주사가 진행되어 심해지면서 코의 하부가 피지선 및 결체조직의 증식으로 인해 주먹코처럼 커지는 경우를 말하며 남자에게만 발생한다.
주사의 치료는 쉽지 않다. 일차적으로 홍조와 혈관 확장을 일으킬 수 있는 과도한 열, 추위, 과도한 일광 노출, 뜨겁거나 매운 음식 및 음주를 피하도록 하고, 피부에 자극을 최소화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도록 한다.
여드름 모양의 발진은 항생제의 국소 도포(塗布) 또는 항생제 투여에 잘 반응하며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 겔도 좋은 치료법이다. 크게 확장된 혈관은 연고 도포나 내복약으로 치료가 되지 않으므로 레이저 치료를 하여 파괴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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