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병원내 의료진을 포함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단체헌혈을 시행하면서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헌혈에 대해 막연하지만 상당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헌혈을 하면 빈혈이 생기는 게 아닐까?’, ‘헌혈을 하면 몸이 축날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전혈을 헌혈하는 경우 여자는 보통 320ml, 남자는 400ml의 전혈을 뽑게 되는데 이는 몸 전체의 혈액량의 약 10% 내외에 해당하는 양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혈액은 간, 비장 등에 저장되어 있던 여유분의 혈액들이 즉각 혈관 속으로 다시 분포되기 때문에 1~2시간이 지나면 정상적인 혈관내 혈액량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폐경전 여성의 경우 생리혈 소실로 인하여 이미 감소되어 있는 저장철이 헌혈에 의해 감소될 수 있으므로 헌혈 후 철분제재를 복용하는 것이 혹시 생길 수도 있는 철 부족현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일반인들이 가질 수 있는 헌혈과 연관된 오해 중 하나로, ‘헌혈 과정에서 질병에 감염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불안인데, 이는 헌혈(Blood donation)과 수혈(Transfusion)을 혼동해서 생기는 오해인 것 같다. 헌혈시에 사용하는 주사바늘은 재사용하거나 공동으로 사용하지 않고 모두 일회용으로 사용되며 충분한 소독후 천자(穿刺)를 시행하므로 헌혈로 인해 감염이 생기는 경우는 제로(O)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그러면 헌혈 후에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은 실제로 어떤 종류가 있으며, 얼마나 자주 일어날까? 이를 정확히 알고 인식하는 것이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고 이로 인한 헌혈 기피를 없애는데 오히려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어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보통 헌혈 후 생길 수 있는 여러가지 증상의 빈도는 약 0.1~2% 정도로 대개는 가벼운 정도이다. 증상은 창백(pallor), 발한(perspiration), 탈력감(weakness), 현기증(dizziness), 오심(nausea) 등이며 드물게 저혈압, 구토, 졸도(fainting), 발작(seizure)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처음 헌혈을 하는 사람과 체중이 낮은 사람들에서 헌혈자 반응의 빈도가 높다. 대부분 경한 헌혈자 반응들은 혈관미주신경성(vasovagal)이며 이 때에는 특징적으로 느린 도약맥(slow, bounding pulse)이 나타난다. 이러한 반응이 나타나면, 호흡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옷 등을 느슨하게 풀어주면서 헌혈을 계속하고 증상이 계속되면 헌혈을 중지하고 머리를 낮추고 발을 높이는 자세를 취하게 한다. 이외에도 팔에 멍이 들거나 정맥천자한 부위에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 피곤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증상이 경미하여 큰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 일부 연구에서는 헌혈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밝혀졌다. 1998년에 시행된 미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중년남성에서 헌혈이 허혈성 심장질환의 원인이 되는 과다한 체내 저장철을 방출시켜 오히려 심장병의 위험인자를 제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최근 들어 헌혈의 안전기준이 강화되면서 7% 정도였던 헌혈 부적격율이 22%로 증가하고 빈혈이 많은 여성직원 비율이 높은 단체의 경우는 헌혈 지원자 중 30~40% 정도 밖에 헌혈할 수가 없다고 한다. 서울백병원의 경우도 120명 정도가 지원하여 그 중 48명 정도만 실제로 헌혈에 참가할 수 있었다.
헌혈을 할 수 없는 이유도 가지각색으로 그 전날, 당직근무를 섰다던가, 얼마 전에 중국으로 여행을 갔다 온 경우, 집이 말라리아 위험지역인 파주인 경우, 교정을 하고 있거나, 침을 며칠 전에 맞은 경우, 감기약을 먹은 경우 등 상당히 다양하였다. 이쯤되면 헌혈을 할 수 있는 것도 일종의 특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각 병원마다 혈액이 부족하여 환자들이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이 때에 헌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한번 헌혈에 도전해서 성공한다면, 뭔가 선택되었다는 뿌듯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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