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술은 그만 드시구요… 약은 꾸준히 드세요.”
“그럼, 무슨 재미로 사나… 또 오면 되지. 아플 때 약 먹고 나면 금세 좋아져.”
고혈압에 심장질환으로 순환기내과를 다니시던 할아버님은 통풍으로 류마티스내과 진료를 보게 되셨다. 엄지발가락과 발목이 빨갛게 부어서 연신 아프다고 하신다. 몇해 전부터 증상이 있을 때만 약을 드셨다고 하는데, 약을 드시면 금세 호전되신다며 급한 불만 꺼달라신다.
이전에는 제왕병이라 불렸다는 통풍은 혈액 중에 요산이 높은 상태로 지속되어 오다가 요산 결정체가 만들어져 조직에 침착되어 여러가지 증상을 나타내는 병이다. 통풍은 급성기에 참을 수 없을 만치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지만 조절이 되고 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증상이 사라져 환자들 중에는 꾸준히 약 먹길 꺼려하는 환자도 있다.
‘통풍은 정말 아플 때만 약을 먹으면 되는 걸까?’
‘식이만 조절하면 충분한 걸까?’
답은 1년에 3번 이상 급성 발작이 재발하면 식이조절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므로 꾸준히 요산강하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혈중 요산정상치는 남자는 6.8 mg/dL, 여자는 6.0 mg/dL 이하로서 혈중 요산이 7.0 mg/dL 이상인 경우를 과요산혈증으로 정의한다. 과요산혈증의 원인은 체내에서 요산이 많이 생성된 경우와 요산의 체내 배출 장애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대부분 요산배출 장애와 연관이 깊다.
최근 통풍환자가 점점 늘어 가는데 이는 육류섭취, 고혈압, 비만, 심혈관질환, 수명의 연장, 말기 콩팥질환의 증가 등과 많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통풍은 주로 40대 이후의 남자에게 많이 발병한다. 주로 엄지발가락의 중족지 관절, 발목 관절, 무릎 관절과 같은 하지 관절 중 한 개의 관절에 급성 관절염의 형태로 시작되며, 엄지발가락 중족지 관절을 가장 흔히 침범한다. 과요산혈증이 오랫동안 지속된 경우 핵산이 많이 함유된 음식(육류, 등푸른 생선)을 많이 먹거나 음주, 스트레스, 특정한 약물 등으로 악화되는데 고기안주에 술 마시고 잔 다음날 엄지발가락 주변이 빨갛게 붓고 격심한 통증이 일어난다면 통풍일 가능성이 높다. 음주와 육류 섭취 외에도 수술, 출혈, 감염, 과로, 심한 운동, 타박상 후에도 악화될 수 있다. 이렇게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급성 통풍 발작이라고 하며, 이러한 발작이 자주 일어나면 만성통풍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만성통풍은 발가락, 발목, 손가락, 어깨관절, 팔꿈치 등에 통풍결절이 생기기도 하고 관절의 손상과 변형을 일으키기도 하며 요산 신병증, 신장결석과 같은 콩팥합병증을 동반하기도 하므로 꾸준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1년에 여러 차례 재발한다면 통풍으로 인한 관절변형, 신장기능 장애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 꾸준히 요산강하제를 복용하도록 한다. 급성발작을 조절하는 약과 요산강하제는 성분과 역할이 다르므로 주치의의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하겠다.
통풍발작을 예방하기 위해서 지나친 음주는 피하고 급성 발작시기에는 육류의 과다 섭취 및 핵산이 많이 포함된 생선(정어리, 멸치, 고등어 등)을 제한하도록 한다. 저퓨린식이과 같은 철저한 식이에도 혈중요산치는 1.0 mg/dL 정도만 감소하므로 통풍이 잦은 재발을 하는 경우 혈중요산을 감소시키는 약물치료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12월이다. 항상 연초에는 절주, 금연을 한해 목표로 내세우는 법이다. 할아버님도 절주를 하시고 꾸준히 통풍약을 복용하시는게 좋으련만 아직은 술 없이 지내시는 것보다 병원에 오시는 게 나으신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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