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열왕기 상1장에 ‘다윗왕이 나이 많아 늙으니 이불을 덮어도 따뜻하지 아니한지라, 그 신복들이 왕께 고하되 우리 주 왕을 위하여 젊은 처녀 하나를 구하여 저로 왕을 모셔 봉양하고 왕의 품에 누워 우리 주 왕으로 따뜻하시게 하리이다.’는 구절이 있다. 일부 내분비학자들은 아마 다윗왕이 노년에 추위를 쉽게 타고, 무기력하며, 쉽게 피곤해지고, 몸이 붓는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아주 오래 전부터 유병률이 높았을 것으로 여겨지는 갑상선질환이 경부에 위치한 방패 모양의 갑상선(또는 갑상샘)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밝혀진 것은 지금부터 200년 전쯤이다. 따라서 일부 갑상선 질환과 동반된 증상을 치료하거나 완화하기 위해서 음식이나 약초 등과 같은 민간요법에 의지하였을 가능성이 높았고, 이로 인해 최근 의학의 발전에 의해 과학적인 치료법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들이 구설로 전해지는 민간요법에 의지하려는 경향이 남아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갑상선 질환의 환자들로부터 듣는 가장 많은 질문들 중의 하나는 ‘요오드’ 섭취와 관련된 것이다. 과거에 요오드 섭취가 어려웠던 내륙지방에서는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데 필요한 요오드 양을 음식으로 충분히 섭취할 수가 없어, 갑상선이 커지게 되는 갑상선선종, 갑상선기능저하증, 또는 일부 갑상선암(일명, 여포형 갑상선암) 등이 상당히 많았다고 한다. 고대나 중세에도 유럽지방 특히 알프스 인근 등 내륙지방에서는 이런 환자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고 한다(그림1).
그러나 최근에는 평상시의 일반적인 식단에서도 충분한 요오드 섭취가 가능해졌고, 과거와는 달리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원인이 ‘요오드 결핍’보다는 ‘자가면역질환’에 의해(일명 ‘하시모토 갑상선염’ 등) 발생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에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고서는 요오드를 포함한 여러 약초나 음식 등 보조적인 요법이 큰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견해가 대부분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경우, 1825년 Parry가 휠체어에서 떨어져 계단으로 굴렀던 21세 여성에서 갑상선 중독증의 증상을 묘사한 이후 이 병의 중요한 원인이 급성 스트레스일 것이라고 추정하였고, 한의학에서도 여성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이 병은 화(火)로 인해 간과 자궁이 나빠지는 것으로 (‘나력’이나 ‘영류’’ 등으로 불려짐), 몸의 ‘화’를 없애주고 기혈의 균형을 잡아주는 치료가 중요하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갑상선기능항진증 또한 자가면역성 질환인 경우가 많으며, 자칫 민간요법에만 의지할 경우 질병의 경과가 장기화 되고, 이로 인해 심방세동과 심혈관질환, 골다공증, 안구병증 등 많은 합병증과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옛말에 ‘먹는 것으로 못 고치는 병이 없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최근 의학 및 생명과학의 급속한 발전은 많은 질환들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 가장 과학적이면서도 효율적인, ‘근거 있는 의학’을 지향하고 있다. 소중한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근거 없는 비과학적인 민간요법’에 의지하여 자칫 몸에 돌이킬 수 없는 해악이 될 수 있는 일을 자초하기보다는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올바른 치료를 유지하려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림1) 거대한 갑상선종을 동반한 여인의 모습. 스위스 베른 지방은 과거에 지방병성 갑상선종 (endemic goiter)이 많은 지역이었다. 그림은 1874년 독일 학술지에 게재된 베른의 외과의사인 E. Theodor Kocher의 환자 초상화이다(출처, Werner and Ingbar’s The Thyroid: A fundamental and clinical text, Lippincott Williams and Wilkins,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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